[CEO워치]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 올해 목표 ‘신뢰 회복·브랜드 강화’

지프·푸조 판매 부진 지속…올해 실적 개선 과제
가격 정책 안정화·서비스 품질 향상 등 체질 개선
제품군도 확대…전기차 어벤저·308 MHEV 출격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사진제공=스텔란티스코리아>

‘신뢰 회복·브랜드 강화’.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이 최근 공개한 올해 전략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고객 신뢰 회복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추진해 수입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프와 푸조 브랜드의 차량을 수입해 판매하는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프의 판매 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올해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은 스텔란티스코리아가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스텔란티스코리아에 따르면 방실 전 르노코리아 상무는 지난 2월 1일부로 스텔란티스코리아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며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방 사장은 한국 자동차 업계의 ‘1세대 여성 리더’로, 20년 이상 홍보·마케팅·세일즈·애프터세일즈(AS)·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폭스바겐그룹이 2005년 한국법인인 폭스바겐코리아를 설립할 당시 원년 멤버로 참여해 약 10년간 홍보와 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폭스바겐코리아의 첫 여성 임원으로 발탁돼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특히 방 사장은 2015년 르노삼성자동차(현 르노코리아)로 영입돼 약 9년간 마케팅 담당 이사, 지역본부장, 네트워크 교육지원 담당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과 한국 자동차 업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인정받은 그는 올해 1월 스텔란티스코리아(전 FCA코리아)의 첫 여성 지사장으로 합류했다. 스텔란티스그룹의 전동화 전략 ‘데어 포워드 2030(Dare forward 2030)’에 따른 현지화를 구현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다만 방 사장의 어깨는 무겁다. 수입차 시장에서 지프와 푸조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프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4512대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푸조의 국내 판매량이 2026대로 3%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지만, 과거의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프와 푸조의 올해 1분기 국내 판매량은 674대, 301대로 전년 대비 39.7%, 1.6% 줄었다.

방 사장은 올해 신뢰 회복과 브랜드 강화에 중점을 둔 전사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판매, AS, 제품, 마케팅 등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방 사장은 “브랜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다양한 선택지에 대한 갈증을 충족하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국산 브랜드에서 넘어오는 고객의 비율을 더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방 사장이 꼽은 최우선 과제는 ‘가격 정책 안정화’다. 그는 “상시 할인 프로모션을 지양하고 가격 안정성을 유지해 딜러와의 상생은 물론 고객이 믿고 살 수 있도록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난달 체결한 우리금융캐피탈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모델별 맞춤형 금융 상품을 제공해 고금리로 인한 구매 부담을 낮추고 고객 만족도를 높일 방침이다.

방 사장은 ‘서비스 품질 향상’을 또 다른 과제로 지목했다. 그는 “무조건적인 확장이 아닌 스텔란티스 브랜드 간의 시너지를 만들어 고객은 더 쉬운 접근이 가능하고 딜러는 효율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올해 원주와 광주에 2개의 스텔란티스 브랜드 하우스 전시장을, 원주에 1개의 통합 서비스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 총 9개의 전시장과 10개의 서비스센터를 스텔란티스 브랜드 하우스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더 뉴 2024 지프 랭글러(왼쪽부터),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 푸조 408, 푸조 308 등 지프와 푸조 라인업.<사진제공=스텔란티스코리아>

전기차 AS 인프라 확대와 정비 전문성 강화도 추진한다. 전기차 수리 센터를 레벨 1부터 레벨 3까지 구분하는 것이 골자다. 전기차 전문 테크니션과 전기차 수리에 필요한 특수 공구를 갖춘 레벨 2에 해당하는 E-엑스퍼트(E-Expert) 센터부터 배터리 수명 관리를 책임지는 레벨 3 E-리페어(E-Repair) 센터까지 확대한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최근 전기차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서영대학교와 산학협력을 맺었다.

브랜드 강화의 기반이 되는 제품군도 늘린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프의 첫 순수 전기차인 ‘어벤저(Avenger)’를 올해 하반기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푸조는 ‘308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모델을 연내 추가로 선보인다.

방 사장은 “올해 판매 확대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고객과의 만남을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전념하겠다”며 “고객의 취향이 더욱 세분화하고 있기에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텔란티스의 매력적인 두 브랜드로 비단 수입차 고객뿐만이 아닌 국산차 고객에게도 한 발짝 더 다가가겠다”고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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