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익 2조 넘어서나…AI 메모리 HBM 훈풍에 다시 ‘날개’

매출액, 136.2% 증가한 12조168억원
영업익 2조 상회 ‘어닝 서프라이즈’ 관측
“HBM 기술 경쟁력 기반 세계 1위 수성”

전 세계적인 AI(인공지능) 열풍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HBM 시장을 선도하는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할 전망이다. 

15일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12조1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조881억원 대비 136.2%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더욱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1조64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4023억원에서 흑자전환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 단위 영업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3분기(1조6556억원) 이후 6개 분기 만이다.

일부 증권사에선 2조원이 넘는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영업익 전망치가 2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점쳤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역대 최대 영업익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SK하이닉스가 올해 D램 기준 세계 1위로 등극하기 때문이다”며 “HBM에 의한 블렌디드 ASP(평균판매단가)와 그에 따른 양호한 수익성으로 인해 생산 능력 2위 메모리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1위에 등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SK증권도 올 1분기 영업익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2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 봤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것이다”며 “AI 관련 고성능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 반등에 따라 낸드 플래시 가격 반등 폭과 출하량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낸드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HBM의 경우 경쟁자 약진에도 불구하고 연중 공급 부족과 반도체 업계 내 HBM 증설 기회 비용 증가에 따라 프리미엄이 확대될 것이다”고 했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가 반도체 한파 이전 수준을 넘어서 분기 영업익 ‘2조 클럽’에 진입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SK가 차세대 HBM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핵심 HBM 공급 파트너인 SK하이닉스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5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HBM 기술 경쟁에서도 단연 앞선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9일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신제품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이다.

앞서 올 2월 마이크론은 엔디비아에 공급하기 위한 HBM3E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엔비디아에 HBM3E를 최초 납품하는 업체는 SK하이닉스인 것으로 밝혀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3에 이어 HBM3E 역시 가장 먼저 고객사에 공급하게 됐다”며 “HBM3E 양산도 성공적으로 진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세계 최초로 양산·공급하는 HBM3E는 초당 최대 1.18TB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차세대 메모리다. 이는 풀HD급 영화(5GB) 230편에 달하는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특히 효과적으로 발열을 제어하기 위해 어드밴스드 MR(매스 리플로우)-MUF(몰디드 언더필) 공정이 적용됐다. 이에 열 방출 성능은 이전 세대 대비 10% 향상됐다.

SK하이닉스의 MR-MUF는 적층한 칩 사이에 보호재를 넣은 후 전체를 한 번에 굳히는 공정이다.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기존 NCF(비전도성 접착 필름) 방식과 비교해 공정이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류성수 SK하이닉스 HBM사업담당 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HBM3E 양산을 통해 AI 메모리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며 “그동안 축적해 온 성공적인 HBM 비즈니스 경험을 토대로 고객 관계를 탄탄히 하면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서의 위상을 굳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3E 생산량 대부분을 엔비디아에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3 뿐만 아니라 HBM3E까지 2024년도 생산 능력이 솔드아웃(매진)된 상황이다”며 “2025년까지도 고객사, 파트너들과 기술 협업 및 생산 능력 확대에 대해 논의하는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적극 매진하고 있다. SK는 6세대 HBM인 ‘HBM4’가 2026년께 부터 시장 지배적 제품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맞춰 개발·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 5년 간 AI 반도체 시장은 40%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HBM 수요는 연평균 8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장밋빛 전망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SK는 최고의 HBM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AI 시대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27일 정기 주주 총회에서 “앞으로도 AI 선도 기업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HBM 1등’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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