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클리오, 코스맥스 등 국내 화장품 업체가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일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일본 수출액은 날로 증가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9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 화장품의 일본 수출액은 2억4100만달러(한화 약 3329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21.7%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 수출액은 중국(6억1200만달러), 미국(3억7800만달러)에 이은 3위다. 일본 수출액은 지난해 8억600만달러로 연간 기준으로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 화장품 전체 수출액에서 일본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8.7% △2021년 8.7% △2022년 9.4% △2023년 9.5%로 최근 매년 상승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비중은 10.5%로 10%를 돌파했다.
일본 내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일본에 화장품을 수출하는 국가 중에서도 최상위에 위치해 있다. 일본수입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일본의 한국산 화장품(향수·샴푸 포함) 수입액은 775억엔으로, 프랑스산(764억엔)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1위를 기록했다.
한국 화장품의 인기 요인으로는 K팝 등 K컬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 젊은층이 한국의 아이돌이나 배우가 쓰는 한국 화장품을 따라 사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일본 현지 시장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올해 7월 13~14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진행된 '메가 코스메 랜드' 내 LG생활건강 ‘글린트’ 팝업스토어에 일본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의 색조 브랜드 ‘글린트’와 ‘프레시안’은 이달 13~14일 일본 온라인 쇼핑몰 ‘큐텐(Qoo10)’이 주최하는 오프라인 행사인 ‘메가 코스메랜드 2024’에 참여해 신제품을 홍보했다. 올해 처음 열린 코스메랜드는 큐텐에 입점한 업체들이 팝업스토어를 열어 브랜드와 제품을 소개하는 행사로, 일본 도쿄 최대 국제 전시장인 ‘빅사이트’에서 개최됐다.
글린트와 프레시안은 최근 출시된 신제품을 들고 코스메랜드에 참여했다. 이틀간 열린 팝업스토어에는 약 2만명이 방문해 큰 관심을 보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유명 뷰티 인플루언서 HYUK(혁)를 비롯해 일본 아이돌, 틱톡커 등 인플루언서 100여명이 글린트와 프레시안 부스를 찾아 제품을 시연했고, 일반 고객을 위해 준비한 샘플 제품 1만여개는 모두 소진됐다. 글린트와 프레시안은 다음달 일본 도쿄의 고급 백화점인 ‘미츠코시 긴자’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일본 온·오프라인 시장 공략을 강화해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4월 22일부터 28일까지 도쿄 시부야에서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 홍보 옥외광고를 진행했다. 사진은 왼쪽 건물 옥상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옥외광고.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으로 일본 고객 대상의 대형 프로모션 행사인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아모파시페스(アモパシフェス)’라는 이름의 이번 행사는 지난 4월 20일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5주간 열렸다. 행사는 일본을 대표하는 버라이어티 스토어인 ‘로프트(Loft)’의 전국 10개 매장(시부야, 이케부쿠로, 긴자, 키치죠지, 요코하마, 치바, 센다이, 우메다, 쿄토, 텐진)에서 진행됐다.
올해 아모파시페스 행사에는 이미 일본에 진출한 이니스프리, 에뛰드, 라네즈, 에스트라, 프리메라, 에스쁘아, 미쟝센 뿐만 아니라 미진출 브랜드인 비레디, 롱테이크, 퍼즐우드, 아이오페까지 총 11개 브랜드가 집결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도쿄 시부야에서 이번 페스티벌을 알리는 옥외광고도 진행하면서 일본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하기 위한 활동도 진행했다.
클리오가 올해 4월 인수한 일본의 화장품 판매업체 ‘두원’의 도쿄 사무실 외부 전경. <사진=클리오>
일본 내 화장품 유통업체 인수에 나선 기업도 있다. 클리오는 지난 4월 일본의 화장품 판매업체 '두원'과 화장품 수입 대행업체 '키와미'의 지분 100%를 약 83억원에 인수했다. 이중 두원은 2013년부터 브랜드 ‘페리페라’를 시작으로 클리오의 색조 브랜드를 일본 시장에 공급한 벤더업체다. 일본은 화장품 시장 매출의 약 65%가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창출될 만큼 각종 버라이어티숍, 드럭스토어 등이 발전한 국가다. 클리오는 두원이 오프라인 도·소매 유통채널에서 강한 영업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클리오가 일본 시장에서 재도약하는 데 주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리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일본법인으로 클리오재팬을 정식 설립하고 일본 사업 구조 효율화를 통해 매출 확대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방침이다.
윤성훈 클리오 부사장은 “클리오는 올해 초부터 일본법인 설립을 준비하며 현지와 밀착 소통하고, 각 유통채널 전략과 정합성을 높여 성장을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향후 색조 화장품뿐만 아니라 기초 화장품 부문에서도 장기적인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맥스재팬이 올해 1월 17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코스메위크 도쿄 2024'에서 운영한 부스 전경. <사진=코스맥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지난 2021년말 일본 법인 ‘코스맥스재팬’을 설립하며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코스맥스재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으로 일본 최대 규모 뷰티 박람회로 꼽히는 ‘코스메위크’에 참여해 회사의 기술력을 알렸다. 코스맥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일본법인에 2022년 29억원, 올해 1분기 8억원의 자금을 수혈하기도 했다.
코스맥스는 일본 내에서 자체 공장이 없는 인디브랜드들이 늘고 있는 데 주목하고 일본 사업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코스맥스재팬 본사가 위치한 도쿄 근교에 위치한 이바라키현 반도시에 오는 2025년엔 공장을 설립해 현지생산에도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향후 일본 생산기지를 일본 로컬 브랜드 공략은 물론 아·태지역 진출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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