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헛발질에 ‘네이트온’ 다시 뜬다… 카카오, ‘책임론’에 내부 ‘흉흉’

홍민택 CPO 사내 해명…추진 경과 설명·고객 불편 최소화 약속
카톡 친구탭 SNS형 피드 도입 후 반발, 일주일 만에 원상복구 결정
네이트온·라인, 신규 설치 38배·4배↑…앱스토어 상위권 진입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지난 23일 열린 '이프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개편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카카오>

카카오톡이 15년 만에 단행한 대규모 개편이 사용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불과 일주일 만에 원상복구를 선언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번 개편을 총괄한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사내 공지를 통해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안팎으로 책임론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혼란이 커지는 가운데 네이트온과 라인 등 경쟁 메신저들이 반사이익을 누리며 앱스토어 순위 상위권으로 급부상했다.

홍민택 CPO는 앞서 지난달 29일 카카오 임직원 전용 게시판에 장문의 공지를 올려 카카오톡 개편 배경과 추진 경과를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업데이트 방향을 ‘소셜 확장’과 ‘메신저 서비스 강화’로 정의하며 내부 성과 지표를 공유했다.

홍민택 CPO는 “비록 이용자 불편이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앱 다운로드 수와 트래픽은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숫자와 무관하게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 CPO는 IBM, 딜로이트, 삼성전자를 거쳐 2017년 비바리퍼블리카에 합류해 토스의 간편송금과 토스뱅킹 프로젝트를 총괄했고, 2021년 토스뱅크 초대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만 39세에 은행권 최연소 행장이었던 그는 올해 2월 카카오에 영입됐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그의 리더십과 이번 개편 과정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 메신저로서 공공성보다 수익성을 앞세운 전략, 사용자 의견 수렴 부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부 카카오 직원들은 “소통을 강조해온 카카오 문화와 어긋난 리더십”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실무진 반대에도 개편이 강행됐다는 폭로성 글까지 올라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실무진 반대에도 카카오톡 개편이 강행됐다는 폭로성 글이 올라왔다. <사진= 블라인드 게시글 캡처>

논란은 주가에도 즉각 반영됐다. 이번 개편이 사용자 편의보다는 광고 매출 확대와 체류 시간 연장 목적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카카오 주가는 개편 발표 후 나흘간 약 10.69% 하락해 6만원선이 붕괴됐다. 특히 지난 22일 6만6400원에서 26일 5만9300원으로 떨어지며 시가총액 약 3조1401억원이 증발했다.

이번 카톡 개편의 주요 변화는 △친구 탭 구조 개편 △앱 내 AI 기능 강화 두 가지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자 카카오는 29일 기존 ‘친구 목록’ 기반 친구탭을 다시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관련 개편은 개발 일정을 고려해 4분기 내 반영될 예정이며, 피드형 게시물은 향후 ‘소식’ 메뉴를 통해 볼 수 있도록 수정할 계획이다.

또한 미성년자 숏폼 콘텐츠 노출에 대한 학부모 우려가 커지자, 카카오는 지난 27일 지금 탭 내에 ‘미성년자 보호조치 신청’ 메뉴를 신설하고 향후 신청·설정 절차 단순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친구탭 개선 외에도 UX·UI 전반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며, 다양한 피드백을 경청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네이트 온 배너 화면. <출처=네이트온 홈페이지 배너 화면 캡처>

한편, 카카오톡에 대한 개편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단순한 메신저 기능에 집중해온 다른 메신저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카톡이 AI·소셜 기능을 결합하며 메신저 본질이 훼손됐다고 지적했고, 타 메신저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센서타워에 따르면 네이트온은 지난 27일 애플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킹 부문 1위, 전체 앱 순위에서도 60~70위권에서 5위로 급상승했다. 모바일인덱에 따르면 신규 설치 건수가 9월 23일 570건에서 27일 2만2447건으로 약 38배 늘었다. 같은 기간 라인의 신규 설치도 8694건에서 3만6522건으로 4배 이상(330%) 증가했다.

네이트온 운영사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는 “9월 27~28일 모바일 접속자 수가 전주 주말 대비 17% 증가했다”며 “공적·사적 소통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에 대한 사용자 피로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수 신규 이용자를 위해 활용 백서를 제공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업무 최적화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톡의 독보적 위치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해 온 카카오톡이 향후 메신저 패권 경쟁에서 어떤 변화를 맞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 오랜 기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 왔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 절대적인 지위에도 변화의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며 “경쟁 구도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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