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독자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단계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평가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가 탈락했다. 특히 네이버클라우드는 성능 평가 기준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별도 독자성 검토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1차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LG AI연구원, SK텔레콤(SKT), 업스테이지 등 3개 팀을 2차 단계로 진출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AI 벤치마크 평가(40점), 전문가 평가(35점), 사용자 평가(25점)으로 구성됐으며, △AI 모델 성능 △현장 활용 가능성 △비용 효율성 △생태계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종합 1위는 LG AI연구원으로, 벤치마크 평가 33.6점, 전문가 평가 31.6점, 사용자 평가 25점(만점)을 받아 총 90.2점을 기록했다. 5개 정예팀 평균 점수는 79.7점이었다.
벤치마크 세부 항목에서는 NIA 벤치마크(수학·지식·장문이해·신뢰성·안전성 평가)에서 SKT와 LG AI연구원이 각각 10점 만점 중 9.2점으로 공동 최고점을 받았다. 글로벌 공통 벤치마크 평가(13종 기준)에서는 LG AI연구원이 20점 만점 중 14.4점으로 가장 높았고, 글로벌 개별 벤치마크는 업스테이지와 LG AI연구원이 10점 만점을 획득했다.
전문가 평가는 산학연 외부 AI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각 팀의 테크니컬 리포트와 모델 훈련 로그 파일을 분석해 기술력과 개발 과정(독자성 포함)을 심층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용자 평가는 AI 스타트업 대표 등 49명의 AI 전문가가 각 팀 AI 모델 기반 웹사이트를 통해 현장 활용 가능성과 추론 비용 효율성을 점검했다.

이 가운데 네이버클라우드의 ‘HyperCLOVA X SEEDThink(32B)’는 종합 점수에서 LG AI연구원·SKT·업스테이지와 함께 상위 4위권에 들었지만, 과기정통부의 별도 독자성 검토에서 탈락했다. 정부가 문제로 본 대목은 개발 과정에서 중국 알리바바의 ‘Qwen 2.5’ 모델 비전 인코더(Vision Encoder)와 가중치(Weight)를 사용한 점이다. 비전 인코더는 이미지·음성 등 입력 정보를 모델이 처리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모듈로, AI의 입력 처리 단계에 해당한다.
과기정통부는 “가중치를 초기화하지 않고 기존 모델의 학습 결과를 그대로 사용한 것은 ‘프롬 스크래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네이버는 앞서 “글로벌 기술 생태계와의 호환성과 시스템 효율 최적화를 고려해 검증된 외부 인코더를 전략적으로 채택했다”고 해명했지만, 정부가 정한 독자성 요건에는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판단됐다.
이에 네이버 클라우드 측은 “정부의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탈락한 데 대해 정부 평가를 존중하며, 재도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공모 안내서에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해외 모델 미세조정(파인튜닝) 등으로 개발한 파생형 모델이 아닌 모델의 설계부터 사전학습 과정 등을 수행한 국산 모델(타사 모델에 대한 라이센싱 이슈 부재)”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특히 가중치를 0(Zero) 상태에서 시작해 스스로 형성하고 최적화해 나가는 과정을 독자 모델의 ‘최소 요건’으로 꼽았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이 네이버클라우드 부스를 체험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NC AI는 기본 성능 평가에서 기준 미달로 탈락했다. 벤치마크·전문가·사용자 평가 등에서 종합적으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5개 팀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독자성 검토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
과기정통부는 탈락팀을 포함해 추가 1개 팀을 공모로 선발해 2026년 상반기 중 4개 팀 경쟁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선정 팀에는 GPU·데이터 지원과 ‘K-AI 기업’ 명칭 부여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2차 평가는 6개월 후 진행되며 최종 2개 팀은 12월 확정될 예정이다.
배경훈 과학기술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 자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금의 평가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탈락 기업에게도 지속적인 지원과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새로운 해법을 추가적으로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를 두고 업계에서는 소버린 AI의 핵심이 ‘성능’뿐 아니라 ‘독자성’ 판단 기준에 달려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AI 전문가들은 “프롬 스크래치 기준을 사전에 더 명확히 해야 생태계 혼선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네이버클라우드의 탈락 소식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네이버는 평가 결과 발표 이후 주가가 전일 대비 4.62% 하락한 24만7500원을 기록했다. NC소프트도 1.41% 하락한 24만4000원으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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