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올리브영과 지주사인 CJ의 합병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의 중복상장 규제로 기업공개(IPO)가 막히자 합병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가파른 성장세를 기반으로 그룹 캐시카우로 부상한 올리브영이 향후 CJ의 지배구조 개편 및 승계 작업의 키(Key)를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5조8539억원, 영업이익 74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8%, 영업이익은 22.5%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으로 매출은 3년 전인 2022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2002년 CJ에서 분사 후 설립된 CJ올리브영은 화장품을 비롯한 다양한 뷰티제품을 모은 헬스앤뷰티(H&B) 매장을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이후 회사는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며 업계 1위는 물론 알짜 자회사로 성장했다.
올해는 내수를 넘어 미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회사는 내달 미국 캘리포니아 1호 매장을 시작으로 연내 미국 현지에 총 4곳의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K-뷰티 채널을 넘은 글로벌 뷰티 채널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그룹 내 위상 역시 달라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올해 두 번이나 올리브영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올리브영의 새 웰니스 플랫폼 사업 1호점인 올리브베러 광화문점에 이어 최근 문을 연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 매장을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그룹 주요 경영진과 함께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을 방문했다. <사진제공=CJ그룹>
명동 매장 방문 시에는 장남인 이선호 CJ그룹 미래기획그룹장도 동행했다. 이 회장은 소비자의 구매 동선을 따라 매장을 둘러보며 제품 입점 현황과 온라인 연계(O2O) 서비스 등을 살피고 “미국 시장에서도 이처럼 지속 가능한 K뷰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올리브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달리 그간 유력하게 거론되던 IPO에는 제동이 걸린 상태다. 금융당국이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방안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중복상장은 모회사가 상장되어 있음에도, 자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시키는 것을 말한다. 해당 방안은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실제 올리브영은 지난해 2월 임직원에게 부여했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전량 취소했다. 사실상 상장을 전제로 한 보상 제도를 없앤 것이다. 이에 IPO 대신 CJ와의 합병으로 선회하는 방안을 택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올리브영은 CJ그룹 오너 3세의 지분율이 높은 편이다. 이선호 그룹장이 11.04%, 장녀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이 4.21%를 보유 중이다.
특히 이 그룹장의 경우, 올리브영의 개인 최대주주라 향후 CJ와의 합병이 성사되면 지배력이 한층 강화된다. 올리브영이 향후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및 경영권 승계 작업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가에선 내년 상반기 중 자사주 소각 후 양사가 합병을 추진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 “자회사 중복상장이 어려워진 정책 환경을 감안할 때 향후 지배구조 개편은 합병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리브영과 합병 시 CJ는 핵심 자회사 이익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고 순차입금 축소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CJ 측은 올리브영과의 합병 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올리브영과 합병 여부에 대해 검토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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