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전력 3총사, 수주잔고 30조 돌파…“K-반도체 이어 ‘AI 슈퍼사이클’ 올라타나”

초고압 등 지난해 말 대비 수주잔고 20%↑
북미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 훈풍
노후 전력망 교체·AI 데이터센터 수주 지속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765kV 초고압변압기. <사진=효성중공업>

국내 전력기기 3사로 불리는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의 수주잔고가 30조원을 돌파했다. 인공지능(AI) 수요에 맞춰 데이터센터 증설이 가속화 되고 있고, 초고압 변압기 등 전력기기 수주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 3사는 고수익 중심 전략으로 성장세를 굳혀 나갈 계획이다.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의 1분기 실적 발표를 분석한 결과, 3사의 1분기 수주잔고가 3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26조6000억원이었던 3사의 수주잔고는 올해 1분기 32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효성중공업은 수주잔고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효성중공업의 1분기 수주잔고는 15조1000억원에 달하면서, K-전력 3사의 수주잔고 절반을 차지했다. 지난해 말 11조9000억원 대비 26.9%나 폭증한 수치다.

HD현대일렉트릭의 1분기 수주잔고도 지난해 말 대비 17.2% 증가한 11조4801억원을, LS일렉트릭의 1분기 수주잔고도 지난해 말 대비 12% 증가한 5조6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3사 모두 북미를 중심으로 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북미 지역은 AI 성장에 따른 신규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노후 전력망 교체까지 맞물리면서, 북미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은 지난 2025년 약 158억 달러(약 22조9811억원)에서 2031년 약 235억 달러(약 34조1807억원)로 연평균 6.7% 성장할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북미 시장 중심의 수주 확대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올 1분기 4조1745억원의 신규 수주를 확보하면서 단일 분기 최대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5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특히 효성중공업은 미국 최상위 전력망인 765kV 송전망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765kV 송전망은 대용량 전력을 장거리로 보낼 수 있고, 기존 345kV나 500kV 대비 송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765kV 초고압 변압기는 설계 난이도가 높은 전력기기로, 고전압 절연 기술과 까다로운 시험·검증 과정이 필수적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20년부터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변압기 공장을 설립 운영 중이다. 특히 멤피스 공장은 현재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 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kV 초고압 변압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미 전력시장에서 제품의 신뢰성과 기술력을 증명했다. 현재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 변압기의 절반을 책임졌다.

LS파워솔루션 울산 사업장에서 관계자가 초고압 변압기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생산법인 증설을 추진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위치한 북미 생산법인이 제2공장을 착공했고, 오는 2027년 4월 준공 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공장을 통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50% 확대하고, 765kV급 초고압 변압기의 시험·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공장 준공 이후에는 연간 약 2000억 원 규모의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북미 시장은 HD현대일렉트릭의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1분기 북미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26.6% 증가하면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수주 목표액인 42억2200만 달러(약 6조1438억원) 중 42.6%인 17억9700만 달러를 1분기 만에 충족했다.

LS일렉트릭은 주요 제품 포트폴리오를 배전기기, 배전반 중심에서 초고압 변압기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초고압부터 배전에 이르는 토탈 전력설비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요구에 부합해 나갈 계획이다.

올 1분기 LS일렉트릭의 초고압 변압기 매출은 1642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수주잔고도 3조1024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늘었다.

이같은 성공은 초고압 변압기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덕분이다. LS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부산 공장 생산능력을 강화하고, LS파워솔루션을 인수한 바 있다. 현재 LS일렉트릭은 부산 초고압 변압기 2생산동이 본격 가동하면서 생산능력이 기존 2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3배 늘렸다.

또한 초고압 변압기 자회사 LS파워솔루션은 미국 에너지 인프라 기업과 1066억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LS파워솔루션은 국내에서 해외로 고객 기반을 확장하면서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전력 장비업계 관계자는 “북미를 거점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업을 전략적으로 확대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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