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K·한화 등 국내 주요 그룹의 시총규모가 큰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CJ그룹이 대표적인 소외주로 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CJ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이 최근 1년 새 16%가량 증가하기는 했지만, 국내 주요 그룹 상당수가 활황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CJ그룹 계열사들의 부진이 두드러져 보인다. 실제 CJ그룹 계열사의 시총 비중은 절반 이하로 줄었든 상황이다.
CJ그룹은 2025년 6월 기준 롯데·KT&G·KT·GS 등과 시총이 비슷한 중위권 그룹이었지만, 2026년 5월에는 이들 기업보다 한참 뒤로 밀렸다. 그룹 전체 시총은 증가했지만 증가분 대부분이 지주사 CJ㈜에 집중됐고, 그룹의 주축인 CJ제일제당·CJ ENM·스튜디오드래곤 등 핵심 계열사의 시총 규모는 오히려 감소했다.
◆CJ그룹 시총 16% 늘었지만…비중은 절반 이하로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총 변화를 조사한 결과, CJ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은 2025년 6월 2일 14조1714억원에서 2026년 5월 11일 16조4551억원으로 2조2837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16.1%다.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외형상 전체 시가총액은 늘었지만, 주요 그룹 대비 존재감은 크게 떨어졌다. 실제, 같은 기간 CJ그룹의 국내 증시 비중은 0.546%에서 0.232%로 반토막 났다.
전체 증시 성장 속도와 비교하면 그 격차가 뚜렷하다.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2025년 6월 2일 2597조원에서 2026년 5월 11일 7088조원으로 172.9% 증가했다. CJ그룹 시총 증가율이 16.1%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시장 평균을 크게 밑돈 셈이다.
AI 반도체 특수로 삼성·SK 두 그룹으로의 쏠림도 CJ의 상대적 소외를 키운 요인이다. 삼성·SK그룹의 국내 증시 합산 비중은 2025년 6월 2일 31.1%에서 2026년 5월 11일 54.8%로 크게 확대됐다. 국내 증시 절반 이상을 두 그룹이 차지하게 되면서, 비반도체·생활문화 그룹인 CJ의 상대적 존재감은 크게 추락했다.
CJ그룹의 시가총액 순위도 큰폭으로 하락했다. 2025년 6월 2일 기준 CJ그룹은 시총 규모 20위였지만, 2026년 5월 11일에는 26위로 6계단 이나 밀렸다. 국내 주식시장이 반도체·방산 중심으로 급격히 쏠리면서, 유통·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CJ의 시총비중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KT&G·GS와 비교해도 CJ 후퇴 두드러져
CJ그룹의 상대적 부진은 비슷한 규모의 중위권 그룹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2025년 6월 2일 기준 CJ그룹은 시총 14조1714억원으로 전체 20위권을 유지했다. 당시 CJ는 KT&G, 롯데, KT, GS 등 그룹과 같은 순위권에 있었다. 당시 KT&G는 15조1176억원으로 18위, 롯데는 14조8712억원으로 19위, KT는 13조4221억원으로 21위, GS는 12조5672억원으로 22위였다.
하지만 2026년 5월 11일 기준으로, 순위는 크게 엇갈렸다. 롯데는 19위에서 17위로 두 계단 상승했고, KT&G는 18위를 유지했다. KT는 21위에서 23위, GS는 22위에서 24위로 각각 두 계단 하락하고, CJ는 20위에서 26위로 6계단 이나 내려갔다.
시총 증가율에서도 차이가 컸다. 롯데그룹 시총은 같은 기간 50.3% 증가했고, KT&G는 38.7%, KT는 34.7%, GS는 42.3% 늘었다. 그러나 CJ그룹의 시총 증가율은 16.1%로 이들 중 가장 낮았다.
◆지주사 CJ가 시총 견인…CJ제일제당·CJ ENM·스튜디오드래곤 등 시총 감소
CJ그룹 내부를 들여다보면 계열사별 온도차가 크다. 그룹 시총 증가분의 대부분은 지주사 CJ㈜가 견인했다.
CJ㈜의 시가총액은 2025년 6월 2일 3조9506억원에서 2026년 5월 11일 6조3752억원으로 증가했다. 증가액은 2조4246억원, 증가율은 61.4%다. CJ그룹 전체 시총 증가액이 2조2837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CJ㈜ 한 곳의 시총 증가액이 그룹 전체 증가액을 웃돈다.
특히 CJ4우(전환)도 4713억원에서 8005억원으로 69.9% 증가했고, CJ우 역시 1758억원에서 2009억원으로 14.3% 늘었다. 지주사 및 우선주 계열의 주가 상승이 그룹 시총을 떠받친 셈이다.
CJ대한통운도 비교적 선방했다. CJ대한통운 시총은 1조8227억원에서 2조2174억원으로 3947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21.7%로, 그룹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CJ그룹의 핵심축인 CJ제일제당을 비롯해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은 오히려 시총규모가 줄어 들었다.
CJ제일제당은 3조4700억원에서 3조3947억원으로 753억원 감소했다. 그룹 핵심 축인 식품·바이오 사업회사가 상승장에서 재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다.
콘텐츠 계열사인 CJ ENM도 시총 규모가 2025년 6월 2일 1조3245억원에서 2026년 5월 11일 1조526억원으로 줄었다. 감소액은 2719억원, 감소율은 20.5%에 달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하락폭은 더 컸다. 스튜디오드래곤 시총은 1조4488억원에서 9213억원으로, 5275억원이나 빠졌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두 회사의 합산 시총 감소액은 약 7994억원에 달했다. 지주사인 CJ㈜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계열사의 부진이 그룹 전체 시총 증가폭을 상쇄한 셈이다.
◆올리브영 등에 업은 지주사만 ‘강세’…주력 핵심사업 반등 ‘과제’
결과적으로 비교 선상에 있는 롯데나 GS 등이 시총을 불리는 동안, CJ는 식품과 물류 외에 미래 먹거리였던 미디어·바이오 부문에서 성장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상 주가가 부진할 경우 지주사 주가가 동반하락 하거나, 더 많이 추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룹 지주사인 CJ㈜가 CJ그룹 전체 상승분을 독식한 것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오너 3세 승계의 핵심 지렛대로 꼽히는 비상장사 CJ올리브영은 최근 외부 지분을 정리하며 자사주 비중을 22.6%까지 높여둔 상태다. 개정 상법에 따라 자사주 활용이 제한되자, 시장에서는 CJ그룹이 법 적용 전후로 CJ올리브영과 지주사 CJ㈜의 합병 등 전면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CJ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CJ㈜만 시총 규모가 크게 증가한 배경에 대해 “비상장사인 올리브영 성장이 반영된 이유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소연 기자 / soyeon060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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