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 인수되는 청호나이스가 예상치 못한 법적 리스크에 직면했다. 경쟁사인 코웨이가 ‘서밋타워 공기청정기’를 상대로 디자인권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양사 간 지식재산권 분쟁이 확전될 가능성과 함께 법원 판단에 따라 제품 판매 및 마케팅 활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청호나이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칼라일과 최종 주식인수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대상은 청호나이스를 비롯해 정수기 필터 제조사 마이크로필터, 정수 여과 부품 제조사 엠씨엠(MCM) 등 계열사다. 청호나이스는 관계 당국의 승인과 거래 종결 조건 충족을 전제로 올해 3분기 내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향후 사업 방향성과 추진 계획 등에 대해서는 현재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는 창업주 일가와 칼라일 간 독점 협상을 통해 성사된 경영권 매각이다.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거래 규모를 약 1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6월 창업주 고(故) 정휘동 회장 별세 이후 부인 이경은 회장이 경영을 맡아왔다. 그동안 정 회장과 계열사 마이크로필터를 중심으로 한 오너 일가가 그룹을 지배해왔으며, 상속 과정에서 발생한 세금 규모는 3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상속세 재원 마련이 매각 결정의 주요 배경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칼라일의 인수 절차가 진행되는 시점에 코웨이와의 법적 분쟁이 불거지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코웨이는 최근 청호나이스의 ‘서밋타워 공기청정기’를 상대로 디자인권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코웨이가 올해 1월 신설한 디자인 모니터링 TF 출범 이후 첫 법적 대응 사례다.
코웨이는 청호나이스가 지난 2월 출시한 서밋타워 공기청정기가 자사의 대표 제품인 ‘노블 공기청정기’ 디자인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코웨이가 2020년 12월 디자인권을 출원해 2021년 4월 등록을 완료한 제품이다.
코웨이 측은 △본체의 사각형 형상과 비율 △상부 팝업부 형상 △팝업부의 상하 이동 방식 등 주요 디자인 요소가 유사하며, 제품이 주는 전체적인 심미감 또한 동일하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입장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외관이 유사한 제품의 출시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코웨이가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한 성과를 무단 활용한 것”이라며 “디자인권 침해는 물론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에도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이 공기청정기 디자인의 유사성 여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법원이 코웨이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향후 청호나이스의 서밋타워 공기청정기 제품의 판매 중단이나 마케팅 제한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아직 코웨이로부터 소장을 전달받지 못해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며 “소장을 받는 대로 내용을 검토한 뒤 적절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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