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화장품 수출액이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인디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이 확대되면서 제품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양강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ODM 기업으로 도약한 양사의 성장 전략을 살펴보고, 향후 전망과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글로벌 K뷰티 수요 확대에 대응해 국내외 생산거점을 넓히고 있다. 단순히 생산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커지는 기초화장품을 중심으로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기초제품은 제형 개발과 기술력이 중요한 데다 색조제품보다 대량생산과 자동화가 상대적으로 쉬워 생산 효율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한국콜마, 세종 신공장·북미 증설로 국내외 생산기반 강화
한국콜마는 국내에서는 세종시 전의면에 기초화장품 생산시설을 새로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 베이징 공장을 철수하고 국내 생산 물량을 늘리는 리쇼어링의 일환으로,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약 1733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생산 역량을 강화해 ‘메이드 인 코리아’ 수요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미 시장 대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제2공장을 완공하면서 북미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제2공장은 기초화장품과 선케어 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미국 공장이 색조제품 중심이었다면 생산 제품군을 스킨케어까지 넓혀 현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코스맥스, 평택 생산라인 증설…중국·동남아 생산거점 확대
코스맥스도 국내외 생산시설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평택1공장에 605억원을 투자해 기초화장품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기존 공간을 활용해 스킨케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사업으로, 글로벌 기초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해외 생산기지 확충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는 연면적 7만3000㎡ 규모의 신사옥 겸 스마트 공장을 조성 중이며, 완공 후 연간 생산능력은 약 16억개에 이를 전망이다. 태국 방플리 신공장은 연간 2억3000만개 생산을 목표로 올해 4분기 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약 730억원을 투자해 연간 6억개 생산능력을 갖춘 신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7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초제품 비중 확대…스킨케어 중심으로 생산 포트폴리오 재편
생산시설 확대는 기초화장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한국콜마 역시 선케어 제품을 앞세워 기초제품 비중이 80%대에 이른다.코스맥스 국내 법인의 기초제품 생산 비중은 2023년 56%에서 2025년 63%로 높아졌으며, 올해는 70%를 넘어설 전망이다. 기초제품 수요가 늘면서 양사의 스킨케어 생산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양사는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리는 추세다. 한국콜마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용은 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코스맥스는 같은 기간 약 818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전년 동기 각 법인의 연구개발비용 합산액인 약 581억원보다 40.6% 늘어난 규모다.
기초제품은 피부 타입과 기능, 사용감 등에 따라 차별화된 제형과 기능성 성분을 개발해야 하는 만큼 연구개발 역량이 중요하다. 국가별 소비자 선호와 고객사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빠르게 선보이는 능력도 글로벌 ODM 시장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
다만 늘어난 생산능력을 중장기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신규 고객사 확보와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외 ODM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생산 효율을 높여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을 확보하는 노력도 이어져야 한다.
김주덕 서울사이버대 뷰티산업학과 석좌교수는 “국내 ODM 기업들이 사용감 개선과 품질 향상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효능·효과를 높일 수 있는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며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기술력을 따라잡고 있는 상황에서 피부 연구와 화장품 소재·제형 등 기초연구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기술적 차별화를 이뤄야 K뷰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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