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의 오프라인 점포 접근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점포 축소 문제가 다시 거론된 것이다.
특히 주요 은행들은 ‘포용금융’ 정책에 맞춰 점포수를 늘렸음에도, 지역별로 보면 3곳 중 2곳 가량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지역 간 금융서비스 격차 문제는 여전히 남았다.
2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총 점포 수는 지난해 6월 말 5534개에서 올해 6월 말 5522개로 1년 사이 12개 감소했다. 이는 국책은행과 각 은행 본점 등을 포함한 전체 은행 기준이다.
은행권이 포용금융과 상생을 강조하며 대면 영업망 유지에 나섰지만 점포 축소 흐름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은 셈이다.
다만 주요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만 놓고 보면 다른 양상이다. 4대 은행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상반기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이들 은행의 국내 점포수는 2702개로 전년 동기(2691개) 대비 11개 증가했다.
은행별로도 양상이 엇갈렸다. 먼저 신한은행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6월 말 652개였던 국내 점포를 올해 667개로 15개 늘렸다. 하나은행도 607개에서 609개로 2개 증가했다.
반면 KB국민은행은 773개에서 770개로, 우리은행은 659개에서 656개로 각각 3개 감소했다. 은행권 전체의 점포수 감소에도 4대 은행에서는 오히려 소폭 증가세가 나타난 것이다.
문제는 점포의 지역별 분포다. 올해 6월 말 기준 4대 은행의 서울·경기·인천 점포는 총 1831개로 전체의 67.8%를 차지했다. 반면 나머지 14개 시·도에 위치한 점포는 871개로 32.2%에 그쳤다.
은행별 수도권 점포 비중은 우리은행이 71.5%로 가장 높았다. KB국민은행이 68.6%, 신한은행이 67.0%, 하나은행이 63.5%로 뒤를 이었다. 4대 은행 모두 수도권에 전체 점포의 절반 이상을 배치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10곳 중 7곳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구조다.
통상 은행과 같은 금융사 점포는 고액 자산가가 많은 지역에 밀집하는 경향이 있다. 금융상품 판매 등으로 수익을 내기 쉽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체 점포 수가 일정하게 유지되더라도 인구밀도가 낮고 평균소득이 적은 지역에는 금융사 점포를 찾기 어려워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5대 은행장들이 두 손을 모으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의 은행 접근성 문제 해소 노력으로, 주요 은행의 점포 축소 자체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역별 불균형이 여전한 만큼 전국적인 대면 금융 접근성이 충분히 개선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특히 수도권 대비 점포 수가 적고 이동성이 떨어지는 고령자 등의 비중이 높은 지역의 금융 취약계층에게는 더욱 불편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은행 영업시간까지 줄어들 예정이어서 금융 접근성 논란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 노사는 최근 산별중앙교섭을 통해 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점 개점 시간을 기존 오전 9시에서 오전 9시 30분으로 늦추기로 확정했다. 폐점 시간은 오후 4시로 유지된다. 이에 따라 하루 창구 이용 가능 시간은 7시간에서 6시간 30분으로 약 7.1% 감소한다.
은행 점포 축소 문제는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김재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이 벌어들이는 돈은 늘어나는데 오프라인 지점은 가파르게 줄고 있다”며 “인터넷뱅킹 이용이 어려운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이 많은 지역에서 오히려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2021년까지는 지점을 굉장히 많이 축소했지만 그 이후에는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이 문제가 돼 잠시 멈추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도 “취약 지역 점포 폐쇄에 대해서는 더 고민하고 유지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최근 4년간 점포 폐쇄를 사실상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 불편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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