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인적분할 진통]②김범수, 사법리스크에 ‘경영공백’ 장기화…“2심 판결 임박, 리더십 회복 ‘중대고비’”

1심 무죄에도 항소심서 징역 15년 구형…11월 2심 선고 앞둬
경영 쇄신 주도하던 창업자 부재…컨트롤타워도 잇단 개편
인적분할 후 CA협의체 해체…그룹 책임경영 구심점 우려

카카오가 인적분할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과 AI 중심의 체질 개선으로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소액주주와 노동조합의 반발, 창업자 김범수 사법리스크, 불투명한 미래 성장동력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카카오의 사업구조 개편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짚어보고, 경영 쇄신과 재도약 가능성을 진단한다. <편집자주>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사법리스크가 장기화 되면서 그룹 차원의 리더십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이 항소심에서 다시 원심과 같은 형량을 구형하면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카카오가 인적분할을 비롯한 대대적인 경영 쇄신에 나서고 있지만, 창업자인 김 센터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정작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과 책임경영의 구심점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노동조합까지 김 창업자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책임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김 창업자는 오는 11월 20일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창업자에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음에도 기존 구형량을 유지하며, 법원에 유죄 판결을 재차 요구한 것이다.

김 창업자는 지난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4년 7월 구속됐다 같은 해 10월 보석으로 석방됐으며, 지난해 10월 21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매수가 시세조종 목적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김 창업자가 시세조종을 공모했다는 증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은 1심 판결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며 항소했다. 김 창업자 측은 불법적인 방법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1심 무죄 판결로 한때 사법리스크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항소심 결과에 따라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오는 12월 17일 인적분할을 위한 임시주주총회까지 앞두고 있어, 재판 결과가 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의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문제는 김 창업자의 사법리스크가 길어지는 동안 카카오의 경영 쇄신을 이끌어갈 리더십 체제도 여러 차례 변화를 겪었다는 점이다. 김 창업자는 실질적인 결정권자로서 카카오 그룹의 사업 확장과 지배구조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그룹 전체의 성장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있어서도 상징적인 구심점이었다.

그는 앞서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사법리스크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 등으로 그룹이 위기에 처하자, 직접 쇄신을 주도하기도 했다. 같은 해 11월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아 경영 일선에 복귀했고, 이듬해 1월에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함께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았다.

CA협의체는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과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조직이다. 김 창업자는 이를 통해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준법경영 강화와 지배구조 개편 등 쇄신 작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2024년 7월 김 창업자가 구속되면서 경영쇄신위원장 직무를 정신아 대표가 대행하는 비상경영체제가 가동됐다. 또한 지난해 3월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CA협의체 공동의장에서도 물러났다. 그룹의 미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유지하고 있지만, 사업리스크의 장기화로 사실상 공식적인 그룹 경영은 정신아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이후 카카오는 김 창업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경영 쇄신을 이어왔다. 지난 1월에는 CA협의체를 기존 4개 위원회·2개 총괄·1개 단에서 3개 실·4개 담당 체제로 축소하며 조직 효율화에 나섰다. 그룹 차원의 통제와 내실 다지기에서 각 사업의 실행력 강화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다.

최근에는 인적분할을 앞두고 CA협의체를 다시 정신아·김도영 공동의장 체제로 개편했다. 두 사람이 분할 전까지 그룹 주요 현안과 조직 안정화를 공동으로 책임지도록 해 의사결정의 연속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인적분할 이후에는 CA협의체 운영 자체를 종료할 방침이다. 카카오AI와 카카오X가 각각 독립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사업별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창업자는 분할 이후에도 양사의 주요 주주로서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는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0일 카카오의 두 번째 소액주주 간담회 시작 전 행사장 입구에서 분할반대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카카오 노조>
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0일 카카오의 두 번째 소액주주 간담회 시작 전 행사장 입구에서 분할반대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카카오 노조>

그러나, 궁극적으로 누가 그룹 전체의 경영 원칙과 장기 비전을 설정하고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계속 남게 됐다. 김 창업자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에서, 각 사업별 경영진 권한만으로 그룹 전체를 이끌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사실이다.

김 창업자가 그동안 계열사별 자율경영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그룹 컨트롤타워를 강화해왔다는 점에서도 이번 변화는 주목된다. 불과 2년여 만에 그룹 차원의 통제 강화에서 독립경영으로 다시 방향을 틀면서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 규명과 경영의 연속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또다시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 노조도 추가로 김 창업자의 책임 있는 행보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김 창업자가 인적분할의 목적과 필요성, 실패할 경우의 책임 방안과 경영 쇄신 계획을 직접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 20일 소액주주 간담회에서 경영진이 인적분할의 최종 결정권이 주주총회에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을 두고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지난달에는 질문을 피했고 이번에는 책임을 피했다”며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범수가 반복되는 책임회피에 직접 답하고, 책임경영 체계를 바로 세우기 위한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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