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에 요동치는 증권주…"사태 장기화 가능성 높아"

미‧중 무역분쟁 및 일본 ‘백색국가’ 제외 등 악재 잇따라…당국, 금융시장 불안 대응 만전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국내‧외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증권주가 요동치고 있다.

이 같은 대외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내달까지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증권사 입장에서도 고전이 예상된다.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과 코스피와 홍콩H지수 하락, 주식관련 자기자본투자(PI) 성과 불확실성 등도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9.48포인트(1.51%) 떨어진 1917.50을 기록했다.

장중 한 때 1891.81까지 추락해 19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피가 장중 19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6년 6월 24일 이후 3년1개월여 만이다. 당시 코스피 장중 저점은 1892.75였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주요 증권사의 주가도 함께 흔들렸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전일 대비 2.98% 하락한 2445원에 장을 마감해 국내 주요 증권사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연초 대비로는 20.36% 줄어든 수치다. 이어 한화투자증권이 2.33% 떨어진 1885원으로 유안타증권의 뒤를 이은 가운데 △NH투자증권 1.62% △현대차증권 1.35% △삼성증권 0.71% △교보증권 0.11% 등 순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반면 키움증권의 경우 전일 대비 3.32% 증가한 6만8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위탁매매거래 점유율이 높아 코스닥 시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날 장중 시장이 반등했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을 둘러싼 국내외 악재가 당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주도 널뛰기 장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8월 초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예고한 10% 관세와 오늘 환율 조작국 지정은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 제외 역시 국내의 일본산 전략물자 수입 비중을 고려할 때 부정적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한국의 전체 전략물자 수입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4.5%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대일본 수입 중 전략물자 수입 비중은 39.7%에 달해 일본이 한국에 대한 전략물자 수출을 엄격히 할 경우 국내 제조업과 경기에 미칠 파장은 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금융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해 증권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단기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손 부위원장은 “정부는 시장 상황에 따른 단계별 컨틴전시 플랜을 이미 준비해 놓고 있다”며 “증시 수급 안정과 변동성 완화를 위한 증권 유관기관 및 기관투자자 역할을 강화하는 데서부터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 등에 이르기까지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 중에서 시장 상황에 적절한 정책을 취사선택해 신속, 과감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금융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팔을 걷었다.

윤 원장은 이날 열린 임원회의에서 “시장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동향 및 공매도 등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의 대응에 보조를 맞추어 부품·소재·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시의 자금 지원은 물론, 일시적 어려움에 처한 일본 수출규제 관련 피해기업에 우선적으로 자금공급이 이루어지도록 금융 본연의 기능 제고에도 노력할 예정”이라며 “금감원은 유사시 선제적‧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각 부문 위기대응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철저히 재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금융시장 모니터링 수준을 한 단계 격상함과 함께 상황변화에 대비한 즉각적인 대응태세를 구축하는 한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틈을 탄 허위사실 유포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처할 계획이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29포인트(3.21%) 내린 551.5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14년 12월 30일(542.97) 이후 4년 7개 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규석 기자 / seo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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