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중 넥슨만 호황, 게임업계 반등 위한 신작 출시 눈길… PC·콘솔 등 전통 플랫폼 파워↑
MMO 성공 방정식 저물고, 신장르 부상… 네오위즈 ‘P의 거짓’·넥슨 ‘데이브’ 등 흥행 기록

2023년 국내 게임업계는 전반적인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국내 ‘3N’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넥슨을 제외한 대다수의 게임사는 영업부진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각 게임사는 지속되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반등을 위한 신작 출시에 열을 올렸는데, 신작의 성공 여부와 글로벌 진출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게임사들은 그동안 수년간 ‘모바일’ 플랫폼에 집중해왔다. 다만, 코로나 엔데믹 이후 모바일 게임 분야가 다소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게임사들이 ‘코로나 역풍’에 잠시 휘청이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는 PC와 콘솔 등 전통적 플랫폼의 신작에 다시 힘을 쏟으며 콘솔 플랫폼 신작의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 MMO 성공시대 저물고, 신장르 ‘부상’… 국내서도 ‘콘솔’ 플랫폼 인기

특히 올 한해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 중심의 국내 게임 생태계에 눈에 띄는 변화가 일었다. 국내 게임업계의 성공 공식으로 여겨졌던 MMO 장르 대신 새로운 장르를 택하는 유저와 게임사가 증가했다.

일명 ‘리니지 라이크’라고 불리던 비슷한 방식의 게임들을 주로 내놓던 게임사들이 이제는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출시하는 모양이다. 올해 출시된 게임 중에는 전통적 ‘퍼즐’부터 ‘소울라이크’나 ‘해양 어드벤처’ 장르와 같은 다소 생소한 종류의 게임까지 이목을 끌었다.

또한 플랫폼 측면에서도 콘솔이 큰 주목을 받았다. 북미,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국내와 다르게 콘솔 게임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신작을 제작하는 게임사들이 콘솔 버전 게임에 공을 들이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게임 시장에서도 ‘콘솔’이 주류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2023년 게임시장의 흐름을 모두 담은 성공작이다. 콘솔 불모지라고 불리는 국내에서 콘솔 개발력을 입증함과 동시에, 다소 생소하게 여겨지던 ‘소울라이크’ 장르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넥슨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라는 독특한 설정과 완성도 높은 콘텐츠 파워에 힘입어 글로벌 유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데이브 또한 넥슨 게임 최초로 닌텐도 콘솔 버전을 출시하는 등 흐름을 반영한 도전을 이어갔다.

MMORPG 장르의 꾸준한 강세도 아직까지는 이어지고 있다. 12월 초를 기준으로 엔씨소프트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아키에이지 워’, 웹젠 ‘뮤 모나크’, 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 등의 MMORPG 게임이 모바일 양대 마켓 순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 IP 둘러싼 저작권 분쟁 격화… 장기 이익 확보 위한 ‘캐시카우’ 지키기

또한 올해 국내 게임업계에서 눈에 띄었던 특징은 지식재산권(IP) 관련 법적 분쟁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자사 IP 이익을 침해받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저작권 소송’ 에 나서고 있다. 저작권 침해로 인해 비슷한 게임이 시장에 등장할 경우, 결국에는 자사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넥슨은 국내 개발사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가 넥슨의 미공개 신작 프로젝트 ‘P3’의 개발 소스를 활용해 만들었다는 주장인데, 넥슨은 아이언메이스 창립자인 최모 대표가 넥슨 ‘P3’ 프로젝트의 소속 인원이었다며 해당 인물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넘겼다. 이에 대해, 아이언메이스 측이 반발하며 장기간의 공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또 다른 국내 게임사인 크래프톤이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브랜드 사용계약을 체결하는 강수를 두면서, 올 한해 국내 게임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또한 지난 2021년 웹젠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1심 재판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는 웹젠의 ‘R2M’이 자사의 ‘리니지M’을 표절했다며 엔씨가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밖에도 엔씨는 지난 4월 카카오게임즈와 자회사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가 자사 ‘리니지2M’ 등을 모방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게임즈와의 소송도 엔씨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 실적 반등 절실…전략게임으로 탈출구 찾는다

현재 국내 다수의 게임사는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부진한 가운데 ‘넥슨’만이 초대형 실적을 이어오면서 3n 사대 대신에 ‘1N 시대’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넥슨은 올해 매출 4조원을 넘보고 있다. 해당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면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연간 매출 4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지금까지 국내 게임업계는 ‘3N 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으로 대표되곤 했지만, 올해 넥슨을 제외한 게임사들은 대부분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코로나 특수를 벗어나며 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한 풀 꺾인 가운데, 내년부터 게임사들은 실적 회복을 위한 도전에 나서게 된다.

특히 내년부터는 게임 관련 정책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게임사가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한 규제안이 시행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요 게임업체별로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한 방식으로 수익모델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될 전망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게임업계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대작 출시가 미뤄지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내년부터는 다수의 게임사가 IP 강화와 장르 다변화 등의 전략을 중심으로 국내외 실적 개선을 위한 전략에 시동을 걸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 플랫폼의 출시를 다수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의 성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확대에 따른 실적 수혜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