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등 車기업,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100%’…거수기 역할 그쳐

이사회 소속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2년 연속 100%
사업·경영 관련 안건 40.7% 달해…인사·자금 등 순
이사회 투명성 확보해야…이해관계자와의 신뢰 중요

지난해 국내 주요 자동차·부품 기업 이사회 소속 사외이사의 안건 찬성률이 10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류와 기권을 포함한 반대표를 단 한 번도 던지지 않은 것으로, ‘찬성 거수기’ 역할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난 8일 마감 기준 주주총회소집공고 보고서를 제출한 181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사외이사의 이사회 활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자동차·부품 업종으로 분류되는 8개 기업의 이사회에 소속된 사외이사들의 안건 찬성률은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00%로 집계됐다.

이들 자동차·부품 기업에는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KG모빌리티, 한온시스템, DN오토모티브, 세방전지 등 8곳이 포함됐다.

자동차·부품 기업 8곳의 사외이사들이 지난해 찬성표를 던진 이사회 안건 중 사업·경영 관련 안건이 40.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인사·보수 안건(20.1%), 자금 안건(18.6%), 규정·정관 안건(4.9%), 특수관계거래 안건(3.9%) 등 순이었다.

안건별로 보면 사외이사들이 지난해 찬성표를 던진 이사회 안건 중 사업·경영 안건 비중이 가장 컸던 자동차·부품 기업은 현대위아로, 58.3%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해외법인 신설 및 지분출자 승인, 10월 현대위아터보와의 합병 결의, 12월 생산계열사 신설 및 지분출자 승인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 전경.<사진제공=현대자동차·기아>

지난해 인사·보수 안건 비중이 높았던 기업은 현대모비스로, 33.3%를 기록했다. 대표이사 선임 관련 의결이 많았는데, 조성환 전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의 용퇴에 이은 이규석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 부사장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 선임을 통해 수장의 세대교체를 거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DN오토모티브의 지난해 자금 안건 비중은 57.7%로 자동차·부품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은행 일반 자금 대출과 회사채 발행 한도 승인 관련 안건 의결이 주를 이뤘다. 법인 연대보증, 멕시코법인 자본금 증자, 이큐포올 유상증자 참여 등 안건도 포함됐다.

지난해 규정·정관 안건 비중이 높았던 기업은 한온시스템으로, 8.6%를 기록했다. 감사위원회 규정 개정 승인의 건, 재무전략위원회 위원 선임 및 규정 개정 승인의 건, 보상위원회 위원 선임 및 규정 개정 승인의 건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기아의 지난해 특수관계거래 안건 비중은 10.7%로 자동차·부품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이사 등과 회사 간의 거래 추가 승인과 거래 한도 변경 승인 등 안건이 의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경영 활동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사외이사가 여전히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며 “이사회의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시해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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