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 3등급도 대출 어렵다…문턱 높인 시중은행, KB국민만 34점↓

은행 가계신용대출 평균신용점수 926점
신용대출 차주 평균신용도 1년 새 11점 올라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건전성 관리 영향

신용대출 금리가 1년 새 1%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지만,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 1월 신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의 평균신용점수는 926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점 상승했다. 전 달보다도 8점 높아졌다.

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신용등급은 점수에 따라 1등급 942~1000점, 2등급 891~941점, 3등급 832~890점, 4등급 768~831점으로 3등급까지 고신용자로 분류한다. 평균점수가 900점대를 기록하며 3등급 차주도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셈이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1년 전보다 19점 오른 939점으로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은 23점 오른 932점, 신한은행은 14점 오른 930점으로 각각 집계됐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은 890점에서 922점으로 평균신용점수가 32점 상승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941점에서 907점으로 34점 줄었다.

반면 5대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1월 6.50%에서 올해 1월 5.61%로 0.89%포인트 하락했다. 대출금리가 낮아졌음에도 신용대출이 고신용자에 더 집중된 모양새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줄어들면서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0.29%로 2022년 말 0.21%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용점수의 변별력이 떨어지다 보니 은행들이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고금리 기조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난 만큼, 은행들이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올해 1분기 가계 일반대출 신용위험지수는 28로 집계됐다. 지수가 플러스(+)면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마이너스(-)면 신용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한은은 “가계 신용위험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은행의 신용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해당 제도를 시행하고, 오는 6월부터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로 그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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