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카오, 정신아 호 공식 출범…임원인사 논란속 인적쇄신은 ‘숙제’

카카오, 28일 주총 열고 정신아 대표 등 사내이사 3인·사외이사 2인 신규 선임
노조 “쇄신이라면서 구체적 변화 없어…인사논란 지속, 시스템 개선해야”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정신아 신임 대표를 정식 선임했다. 이와 함께, 조직개편을 통해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고, AI 전담 조직을 신설해 각 사업의 경쟁력을 높인다.

정 대표가 경영 쇄신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가운데, 최근 일부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잡음이 생기면서 내부에서는 임원인사 시스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카카오는 제주도 카카오 본사에서 개최한 제 29기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정신아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와 더불어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과 조석영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이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신규 사외이사로는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대표와 차경진 한양대 경영정보시스템 전공 교수가 합류했다.

카카오는 급격히 성장한 사업 규모에 걸맞은 시스템 구축, 빠르고 명확한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 개편도 단행한다.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하고 조직 및 직책 구조를 단순화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사업 및 목적 별로 파편화돼 있던 기술 역량 또한 결집시켜, 기술부채를 해결하고 테크 이니셔티브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AI 기술 및 서비스를 집중 강화하기 위해 전사에 흩어져 있던 관련 팀들을 모아 AI 통합 조직도 꾸린다. 해당 조직 산하에는 다양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실험하는 다수의 조직을 만들어, 빠른 실행과 R&D 역량 강화를 도모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이상호 전 SKT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최고AI책임자(CAIO)로 영입했다. 이 CAIO는 SKT AI사업단장, 다음 검색부문장, 다이알로이드 창업자 겸 대표, 네이버 검색품질랩장 등을 역임한 국내 대표적 AI⋅데이터 전문가다.

정신아 대표는 “사내외의 기대와 주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며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또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주총이 열린 제주 스페이스닷원 앞에서 피켓팅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 <출처=카카오 노조>

정 대표가 카카오 뿐만 아니라 그룹의 경영쇄신을 이끄는 역할을 맡게된 가운데, 내부에서는 쇄신 의지가 미흡하다며 구체적인 임원인사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카카오 노동조합은 주총이 열린 제주 스페이스닷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부터 카카오는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다. 사법적 리스크와 도덕적 리스크가 결합돼 도무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모든 영역에서 쇄신을 외치지만 호기롭게 시작한 몇몇 대표 교체 외에 구체적인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준법과 신뢰위원회의 권고 사항에도 구체적인 개선방안이 나오고 있지 않다”며 “이러한 위기에서 카카오의 유연성은 사라지고 조직은 경직되고 있고, 크루(임직원)에 대한 통제와 감시가 더 심해지고 있다. 경영 위기에 대한 책임을 크루에게 전가하고 경영진은 회사를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흥열 카카오 노조 사무장은 그룹의 문제점을 발표하며 “현재 카카오는 작년 말부터 시작된 경영쇄신위원회와 올해 초 발족한 준법과 신뢰위원회를 기반으로 경영 쇄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존 경영진의 책임에 대한 판단, 새로운 경영진의 선임과 관련해 쇄신의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특히 최근 잇따른 인사논란이 계속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가 진행한 내부 간담회에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카카오 CTO로 내정했다고 밝혔고, 분식회계 논란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해임 권고를 받은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재선임하는 등 인사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 28일 오전 주총이 열린 제주 스페이스닷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출처=카카오 노조>

카카오 노조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원 인사 검증을 강화하고 그 과정에서 직원 참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서 지회장은 “임원 선임 과정에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한다”며 “소수의 인맥 안에서 후보를 추리고 선임 과정조차 공개되지 않는 현재의 방법을 버리고 다양한 인사 추천 채널을 도입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임원추천위원회에 직원들이 참여하여 의견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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