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갈등’ 배민, 독일 모기업에 4000억 고배당…국내 투자 부실 우려

지난해 4월 배당금 4127억 지급…순이익은 5062억
우아DH아시아가 지분 99% 소유…DH·우아한형제들 합작 법인
과도한 배당에 국내 시장 ‘돈벌이 수단’ 전락 우려도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우아한형제들의 합작법인인 우아DH아시아 등에 4127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도 사업실적에 대한 배당금이지만, 2023년도 중간배당금으로 회계 처리되면서 배당성향은 81.5%를 기록했다.

배당성향은 해당 회계연도의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100%일 경우 기업이 해당 기간에 벌어들인 돈(순수익)을 모두 배당으로 지급했다는 의미다. 우아한형제들은 2023년에는 당기순이익 5062억원, 영업이익 6999억원을, 2022년에는 당기순이익 2758억원, 영업이익 4241억원을 기록했다.

29일 우아한형제들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24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2022년도 사업실적에 대한 배당금으로 4127억원을 지급할 것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같은해 4월 10일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99.07%를 소유하고 있는 우아DH아시아에 약 4089억원이 지급됐다. 다만, 회계상으로는 2023년도 중간배당금으로 처리됐다.

우아DH아시아는 DH와 우아한형제들이 50대 50 비율로 2021년 1월 싱가포르에 세운 합작 법인이다. 앞서 2020년에 우아한형제들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됐다. 당시 우아한형제들이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40억 달러(당시 한화 약 4조7500억원)였다.

일각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수년간의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당기순이익에 준하는 금액을 배당한 것을 두고, DH가 국내 시장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배민이 국내 배달앱 시장 절반 이상을 점유하며 매년 수천억원의 영업흑자를 남기고 있더라도, 번 돈의 대부분을 독일 모기업이 회수해간다면 투자나 서비스 개선에 소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DH가 2020년 4조7500억원을 들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후 실적 개선에 따라 첫 배당이 실시된 것”이라며 “이번 배당금은 DH의 글로벌 투자 전략 등 투자 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DH는 한국의 배달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B마트와 커머스 영역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IT 인력 육성, 로봇사업 등 인프라 및 기술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독일 모기업인 DH를 통해 투자를 할 경우, 국내 법인인 우아한형제들이 직접 투자를 시행하는 것보다 국내 시장 투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보다 성장 여력이 큰 유럽이나 중동 지역에 투자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딜리버리히어로의 사업 지역 중 중동(MENA)과 유럽의 총 거래액(GMV)은 전년 대비 각각 16.6%, 14.3% 성장한 반면, 아시아는 5.8% 감소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29일 주주총회를 개최했으나 배당에 대한 의결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2023년도 실적에 대한 배당 계획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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