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버틸 수 없다”…업계 실손 보험료 ‘줄인상’, 롯데손보 100%↑

손해율 140%, 실손보험료 최대 100% ‘울며 겨자 먹기’ 인상
손보사들 실손 ‘딜레마’…올리자니 ‘이탈’, 안 올리자니 ‘적자’
소비자 부담 확대, 비급여 구조·의료체계 개편이 근본 해법

주요 손보사 실손보험료 인상율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올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보험료를 일제히 두 자릿수 이상 끌어올린 가운데, 롯데손해보험의 실손보험료 인상률이 100%를 넘기며 실손보험 취급 손보사들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의 만성적 적자와 높은 손해율에 시달리던 손보사들이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이처럼 ‘실손보험료 인상’이라는 극약 처방에 나섰지만, 소비자 부담 가중과 보험상품 매력도 하락이라는 진퇴양난의 현실과 마주한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손보사들의 2026년 실손보험료 인상률(전체 합계 기준, 3대 비급여 포함)은 최소 16%대에서 최대 100%대에 분포하며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롯데손해보험으로,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률이 101.5%를 기록하며 업계 최고치를 나타냈다. 롯데손보는 2024년 0% 동결에서 2025년 19.2% 인상에 이어 올해 폭발적인 인상 폭을 보였다. 과거의 동결 기조가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급격한 반등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그간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료를 유지해 왔던 만큼 조정 폭이 크게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손해율을 안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정으로 손해율이 정상화될 경우 향후에는 보험료 인상 폭이 오히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속적인 손해율 관리와 제도 개선을 통해 가입자 부담을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 외 손보사들의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률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대표적으로 △신한EZ손해보험 24.4% △DB손해보험 23.6% △한화손해보험 21.7% △삼성화재 21.1% △현대해상 21.0% △KB손해보험 21.0% △흥국화재 18.7% △NH농협손해보험 17.6% △메리츠화재 16.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대개 실손보험료 인상은 의료비 증가와 손해율 상승에 직접적으로 연동돼 이뤄진다. 실제로 직전 연도인 2025년 업계의 실손보험 손해율(경과손해율, 전체 합계 기준)을 살펴보면 상황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가장 높은 손해율을 기록한 곳은 신한EZ손해보험으로 140.7%에 달했다. 고객이 낸 보험료 100원당 140원 이상의 보험금이 지급됐다는 의미다. 이어 △NH농협손해보험 124.3% △현대해상 124.1% △DB손해보험 109.8% △KB손해보험 104.0% △메리츠화재 103.6% △흥국화재 100.6% △삼성화재 100.1% 등 대다수 주요 보험사가 손익분기점인 100%를 웃돌았다. 반면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은 각각 97.0%, 96.2%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손보사들이 실손보험료를 올려서라도 급한 불을 끄려 하고 있지만 뚜렷한 타개 전략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실손보험료를 인상하면 기존 가입자 이탈 등 판매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설령 가입자 수가 유지되더라도 현재의 비급여 청구 구조에서는 적자 폭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손보사들 입장에서는 누적되는 손해율로 적자가 쌓이는 상황에서 실손보험 신계약 확대마저 여의치 않아,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울며 겨자 먹기식’ 인상이 불가피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실손보험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2022년 1조5892억 원, 2023년 1조9838억 원, 2024년 1조5788억 원으로 계속 1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누적 적자 규모는 10조 원에 육박한다. 이로 인해 손해율이 악화하고 다시 보험료가 오르는 악순환이 고착된 상태다.

이에 금융당국은 의료체계 정상화와 국민 부담 완화를 골자로 한 실손보험 개혁을 최근 서두르고 있다. 개혁안은 도수치료 등 과잉 진료 논란이 잦은 비급여 항목과 관련한 분쟁 조정 기준을 엄격히 마련해 5세대 실손보험으로 유연하게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5세대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보장 희망 범위와 보험료 부담을 고려해 비급여 특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 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개혁이 안착되면 실손보험료가 상당 부분 인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민의 경제적 부담이 감소하고, 보험료 산정 체계의 공정성도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표준화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상품 구조 개편만으로는 의료계의 풍선효과를 막고 손해율을 근본적으로 낮추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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