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금융포럼] 김태연 율촌 변호사 “원화코인 없는데 달러코인 80조 거래…입법 지연의 비용”

“글로벌 은행 21곳 달러코인 컨소시엄에 한국은 0곳”
“은행만 발행할 이유 없어…시장에 맡겨야”

김태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스테이블코인과 STO가 바꿀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0회 CEO스코어데일리 금융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김태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스테이블코인과 STO가 바꿀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0회 CEO스코어데일리 금융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의 질문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행 여부를 따질 단계는 지났고 원화 결제망을 글로벌 달러 스테이블코인망과 어떻게 연결할지가 실제 과제라는 것이다.

김태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0회 CEO스코어데일리 금융포럼 ‘스테이블코인과 STO가 바꿀 금융의 미래’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시행과 실무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 변호사는 질문 하나로 발표를 열었다. 올해 1~7월 국내 5대 거래소에서 거래된 달러 스테이블코인 규모다. 그는 “이달 8일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수치로는 약 80조원”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하나도 없는데 달러 코인이 이미 우리 시장 안에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발표의 문제의식은 기본법이 늦어지는 동안 우리가 무엇을 잃었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을 결정할 시점인지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관련 입법은 현재 멈춰선 상태다. 지난해 6월 의원 발의로 시작된 논의는 올해 2월 가상자산거래소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이후 법안심사소위에서 중단됐고, 지난달 공청회도 무기한 연기됐다. 그는 “이달 8일 국감에서 금융위원장이 법안 내용은 준비됐고 막바지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며 “제출 일정이나 시행 시점이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11월 법안소위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듯 하다”고 전했다.

발목을 잡은 것은 통합형 입법 구조다. 기본법은 투자영역인 가상자산·거래소와 결제영역인 스테이블코인을 한 법에 담았다. 그는 “통합법은 분명히 약점이 존재한다”며 “거래소 지분 제한이라는 투자영역의 쟁점으로 인해서 스테이블코인까지 지금 멈춰 있다.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합의가 힘들다면 굳이 통합법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부연했다.

김태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스테이블코인과 STO가 바꿀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0회 CEO스코어데일리 금융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김태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스테이블코인과 STO가 바꿀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0회 CEO스코어데일리 금융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일본은 합류했고, 한국은 제도 공백으로 컨소시엄서 빠져

지연의 대가는 이미 드러났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은행 21개사는 내년 상반기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발행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0월 10개사로 출발해 1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미쓰비시UFJ(MUFG)가 유일하게 참여했고 한국 금융사는 한 곳도 없다.

김 변호사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근거 자체가 우리에게는 없다는 점”이라며 “일본은 이미 국제 은행권 표준에 합류했고 한국은 제도 공백으로 빠졌다. 이게 기본법 지연의 구체적인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금융사의 위치를 우려했다. 그는 “국내 금융사가 발행사가 아니라 달러 코인을 수탁하거나 유통 창구에 머물까 봐 걱정”이라며 “준비금 이자와 결제 데이터는 해외로 귀속되고 우리는 수동적으로 수탁·유통하는 데만 머물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화 코인 규제 공백도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아무런 규제가 지금 없는 상황”이라며 “일본조차 해외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각 거래소가 심사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유통되고 있지 않다”고 비교했다.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발행사의 수익원이 준비자산 운용수익 하나뿐이어서 규모의 경제 없이는 사업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김태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스테이블코인과 STO가 바꿀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0회 CEO스코어데일리 금융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김태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스테이블코인과 STO가 바꿀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0회 CEO스코어데일리 금융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손익분기 2.5조…“유통망 쥔 쪽으로 협상력 쏠릴 것”

김 변호사는 수익률 3%, 고정비 연 300억원을 가정하면 유통 비용이 없을 때 1조원이 손익분기점이고, USDC 발행사 서클 수준인 60%를 유통망에 떼어주면 2조5000억원을 발행해야 가까스로 손익분기에 도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규모의 경제가 필수이고 협상력은 발행 쪽이 아니라 유통망을 가진 쪽으로 쏠린다”며 “이걸 은행만 해야 된다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시장 원리에 맡겨도 발행할 사람들은 전부 계산기 두들겨서 발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입부터 막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무적 제약도 거론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지분 과반 컨소시엄으로 제한할 경우다. 그는 “은행의 비은행 회사 출자 한도가 15%이기 때문에 50%를 넘기려면 4개 이상의 은행이 모여야 하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결제 법제의 공백도 과제로 꼽혔다. 코인을 받아 원화로 지급하는 것을 영업으로 하면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할 수 있어서다. 그는 “가맹점이 자금세탁방지(AML)를 다 할 수는 없으니 결제대행(PG)사 비슷한 업체가 뒤에서 처리하고 원화로 환전해 가맹점에 보내는 구조인데, 그 정보를 보내는 것조차 가상자산 매매의 중개업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중개라는 개념 자체가 너무 불확실하고 크다 보니 제대로 시도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 코인의 쓰임새로는 토큰증권 동시결제, 국내 기업간(B2B) 정산, AI 에이전트 결제, 아시아 역내 결제 등을 들었다. 그는 “원화 코인이 국내 소매결제 디지털화만 목적으로 한다면 유럽·일본과 같이 수요 부족을 겪을 수 있다”며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먹거리 시장에서 국내사들이 참여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누가 될 거냐는 논의보다 외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우리 역할과 경쟁력 확대를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가 더 중요하게 진전됐으면 한다”면서 발표를 마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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