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2조 AI 팩토리’ 시험대 선다…“AI 인프라 투자 우려 커지는데”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금 6일 납입…인프라 구축 본격화
코어위브 순손실 확대·오라클 자금조달 부담…AI 투자 경계심 고조
외부 자본으로 투자 부담 낮췄지만…고객 확보·수익화 관건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오른쪽)이 지난 7월 미 캘리포니아주 엔비디아 사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한 후 악수 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네이버가 엔비디아와 브룩필드의 대규모 투자를 발판으로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그러나 최근 코어위브, 오라클 등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들을 중심으로 막대한 설비투자에 따른 수익성 우려가 확산되면서, 네이버 역시 사업성 검증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엔비디아는 오는 6일 네이버를 대상으로 한 10억달러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지난달 27일 브룩필드와 최대 90억 달러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 확보 계약을 체결해 지분투자의 선결조건을 충족한 데 따른 것이다. 네이버는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AI 팩토리 사업을 실행 단계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AI 팩토리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를 묶어 AI 모델 개발·추론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기업에 제공하는 사업이다. 브룩필드는 특수목적법인(SPV) ‘에셋코’를 설립해 GPU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 최대 90억달러를 투입하고,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를 공급받아 고객에게 서비스를 판매한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술 협력에 나선다.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거점으로 2027년 상반기 55메가와트(MW), 같은 해 말에는 누적 100MW, 2028년에는 200MW까지 가동 규모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장기 목표는 1기가와트(GW)지만, 전체 구축 일정과 실제 투자 집행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문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AI 컴퓨팅 수요 증가가 실제 사업자의 이익 증가로 곧장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AI 전용 클라우드 사업자인 코어위브는 올해 2분기 25억7500만달러(약 3조45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넘게 성장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순손실도 6억2600만달러(약 8400억원)에 달했다. 순이자비용만 6억4000만달러(약 8600억원)로, 외형 성장에도 차입금 부담이 실적을 압박했다.

기존 소프트웨어·클라우드 기업인 오라클도 예외는 아니다. 오라클은 지난 2일 AI·클라우드 인프라 확충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 주식과 회사채 발행으로 총 200억달러를 조달하는 계획을 내놨다. 투자 부담과 주식 희석 우려가 부각되면서 주가는 이날 8.8% 떨어졌다. 오라클은 코어위브와 사업구조가 다르지만, AI 설비 확충에 선행하는 대규모 자금 수요가 공통된 부담이라는 평가다.

최근 코어위브, 오라클 등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들을 중심으로 막대한 설비투자에 따른 수익성 우려가 확산되면서 네이버 역시 사업성 검증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미지=AI로 생성>

네이버는 투자 부담을 덜기 위해 직접 GPU를 대량 구매하는 대신 외부 자본을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회사측은 AI 팩토리 매출에 연계해 컴퓨팅 사용료를 지급하도록 설계해 초기 재무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차입에 의존해 설비를 늘리는 기업들과는 자금조달 구조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외부 자본을 활용하더라도 네이버의 재무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는 네이버클라우드가 브룩필드 측에 지급해야 할 컴퓨팅 사용료에 대해 최대 18조7400억원의 지급을 보증키로 했다. 이는 브룩필드가 약속한 투자금을 모두 집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사용료 총액으로, 네이버 자기자본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결국 사업성을 가를 변수는 수요다. AI 컴퓨팅 자원을 장기간 사용할 기업 고객을 충분히 확보해야 인프라 가동률을 높이고 사용료를 감당할 수 있다. 반대로 설비 증설 속도를 고객 확보가 따라가지 못하거나, GPU 임대 단가 경쟁이 심해지면 투자비 회수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특히 GPU는 기술 교체 주기가 빠른 고가의 설비라는 점에서 감가상각과 장비 교체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AI 서비스 이용량 증가로 전체 컴퓨팅 수요가 확대될 수 있지만, 반대로 AI 모델의 연산 효율이 높아지면서 단위 작업당 컴퓨팅 비용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수요 증가 속도가 공급 확대와 가격 하락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투자금 납입으로 초기 투자 비용은 해결이 됐지만,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회의론 속에서 네이버가 입증해야 할 것은 설비 규모보다 안정적인 매출과 현금흐름”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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