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빚투’ 규제 한 달…신용융자 4.3조 감소, 담보대출은 3%↓

신용거래융자 잔고 33.4조→29.1조…한 달 새 12.9% 감소
유가증권시장서 3.5조 줄어…규제 효과·증시 조정 복합적 영향

2026년 신용공여 잔고 추이. <사진=CEO스코어데일리>

증권업계가 소위 ‘빚투(빚 내서 주식투자)’ 관리에 나선 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한 달 새 4조3000억원 넘게 줄었다. 반면 보유 증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예탁증권담보융자는 같은 기간 3% 감소하는 데 그쳤다.

2일 금융투자협회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9조886억원으로 9월 말(33조3901억원)보다 12.9%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할 때 발생하는 대출이다.

시장별로 보면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 잔액은 22조5478억원으로 9월 말(26조572억원)보다 13.5% 줄었다. 코스닥시장도 6조5408억원으로 9월 말(7조3329억원)보다 10.8% 감소했다. 전체 신용융자 감소액의 81.6%가 유가증권시장에서 발생했다.

반면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은 9월 말 26조3153억원에서 지난달 말 25조5059억원으로 3.1%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의 감소율이 담보융자보다 9.8%포인트 높았다. 주식 매수에 활용하는 신용융자와 보유 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대출의 감소폭에 차이가 났다.

신용융자 잔액이 규제 시행 직후부터 줄어든 것은 아니다. 지난달 1일 33조4808억원으로 전달보다 늘었으며 같은 달 12일에는 34조2887억원까지 증가했다.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지난 16일 32조2528억원, 19일 31조1083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12일부터 29일까지 감소한 잔액만 5조2001억원에 달한다.

특히 종목별 신용융자 집중도 관리가 시행되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16일부터 29일까지 잔액은 9.81% 감소했다. 이는 9월 말 대비 전체 감소액의 73.6%에 해당한다. 다만 감소세가 규제 시행 전부터 나타났다는 점에서 자율관리 조치만의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 증시 조정에 따른 투자자의 대출 상환과 반대매매 등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협회와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지난달 1일부터 신용공여 잔액을 자기자본의 90% 이내로 자율 관리하고 있다. 법규상 한도인 100%보다 1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지난 19일부터는 특정 종목의 신용융자가 각 증권사 신용융자 총액의 15%를 넘으면 별도 관리하는 방안도 시행했다. 종목별 관리 조치는 기존 대출이 아닌 신규 투자분부터 적용된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업계에 신용융자 관리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종투사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간담회에서 자율관리가 미흡하면 추가 규제 수단을 가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용융자가 과도하게 늘어난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하면 대규모 반대매매로 이어져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날 서재완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는 “기계적이고 일률적인 리스크관리에서 벗어나 시장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사와 투자자의 건전성 측면에서 신용융자를 능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융자 잔액 감소는 증권사의 이자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실제 수익 감소 규모는 대출금리와 잔액 변화 등에 따라 달라진다. 향후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규모를 관리하면서 수익성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자율관리 조치가 신용융자의 종목별 쏠림을 얼마나 완화할지가 주요 관전 요소가 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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