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vs 영풍·MBK 갈등 다시 ‘격화’… “소모적 여론전, 기업가치 훼손 우려 커져”

법원 절차 두고 장외 공방전
투자 구조 의혹 놓고 재충돌
장기간 경영권 분쟁에 기업가치 ‘흔들’

고려아연 그랑서울. <사진=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고려아연과 영풍·MBK 진영간 진실 공방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영풍·MBK가 의혹을 제기하면 고려아연이 이를 반박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명확한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 속에서 소모적인 여론전으로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풍·MBK는 법원이 고려아연을 대상으로 한 문서제출명령을 기반으로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고려아연은 사실 관계에 대한 심리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방이 일방적인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9민사부는 최근 원아시아·이그니오 등 관련 주주대표 소송에서 고려아연에 대해 에스더블유앤씨(SWNC) 회사채 200억원 인수 거래와 관련한 내부 문서 제출을 명령했다.

영풍·MBK는 SWNC가 고려아연에 대한 채무를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 자금으로 상환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SWNC는 지난 2020년 청호컴넷 자회사 ‘세원’을 200억원에 인수한 신설 법인이다. 자본금이 3억원에 불과해 자체적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태였지만, 고려아연이 SWNC가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인수하면서 청호컴넷 측으로 2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후 고려아연은 지난 2021년 1월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아비트리지 제1호 펀드에 약 253억 원을 출자했고, 같은 달 22일 아비트리지 제1호는 SWNC 유상증자에 참여해 255억 원을 납입했다. SWNC는 이 투자금으로 고려아연 회사채를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MBK는 SWNC의 ‘세원’ 인수 당시 최윤범 회장이 개인투자조합(여리고1호)을 통해 청호컴넷 3대 주주의 지위에 있었고, 유동성 위기를 겪던 청호컴넷은 고려아연의 SWNC 회사채 200억 원 지원 이후 자금 사정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주가가 상승한 시점에서 최윤범 회장이 보유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고려아연측은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은 소송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통상적 절차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법원의 요구가 특정 주장이나 의혹의 진위를 인정하거나 최종적인 사법적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최종 판결은 물론 사실 관계에 대한 충분한 심리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측이 단순한 문서 제출 절차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언론에 유포하는 것은 사법 절차를 장외 여론몰이 수단으로 삼고, 사법부의 공정한 재판 절차를 왜곡·훼손하는 부적절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내부 모습. <사진=고려아연>

또한 영풍·MBK는 플랫폼 ‘액트’를 운영하는 컨두잇과 고려아연 관련 문서제출명령을 두고도 의혹을 제기했다.

영풍·MBK는 컨두잇이 단순 외부 자문사가 아니라, 영풍의 의결권 제한으로 이어진 경영권 방어수단의 형성 과정에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풍·MBK측은 “이번 결정의 핵심은 컨두잇이 영풍의 의결권 제한으로 이어진 순환지분출자 구조 및 상호주 외관 형성 과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정당한 경영권 방어수단의 범위 안에 있었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상대측이 회사의 주주친화 노력과 컨설팅 업체와의 정상적인 계약마저 왜곡하며 또 다시 정략적인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자문은 소액주주를 비롯해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보다 충실히 반영하고, 주주가치 제고 및 선진적인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며, 실제 집중투표제 도입과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등 주주친화적 안건 추진 과정에도 활용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 진영간 경영권을 둘러싼 대결 구도가 다시 재연되면서, 소모적인 여론전과 거듭된 의혹 제기로 고려아연의 본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고려아연측은 “수십 건의 소송과 가처분 등 법적 분쟁이 계속되면서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 기업가치 훼손도 우려되고 있다”면서 “고려아연은 모든 경영 판단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왔으며, 앞으로도 법원의 소송절차에서 사실관계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확인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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