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지도, 세달만에 1000만 돌파…네카오, ‘AI·해외·일상’으로 ‘맞불’

구글지도 MAU 석 달 연속 1000만명…고정밀 지도 조건부 허가에 내비게이션 공략 가속
장소 검색에서 예약·결제까지…국내 지도앱, 구글에 맞서 ‘일상 플랫폼’ 전환
구글지도 성장세에 네카오 ‘생존 전략’…AI·해외·일상으로 방어선 구축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구글지도의 MAU는 안드로이드와 iOS 합산 기준 1019만명을 기록했다. <사진=AFP·연합뉴스>

구글지도가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MAU) 1000만명 시대에 진입하면서 국내 지도 시장의 경쟁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구글이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조건부 허가받으면서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까지 공략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네이버는 AI(인공지능) 에이전트와 해외 진출로, 카카오는 일상 속 장소 발견 서비스로 각각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26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구글지도의 MAU는 안드로이드와 iOS 합산 기준 1019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처음 1000만명을 넘어선 뒤 8월 1118만명, 9월 1019만명으로 석 달 연속 1000만명대를 유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15.1%로, 국내 주요 지도 앱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네이버지도는 9.3%, 카카오맵은 7.0%, 티맵은 3.6% 증가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구글지도의 성장세를 국내 업체들의 위기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분위기다. 해당 통계는 이용자 국적과 이용 목적을 구분하지 않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길찾기와 장소 검색을 위해 구글지도를 이용하면서 MAU 증가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구글지도의 성장세는 국내 지도 앱들에 경고등을 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8월 이용자 수가 1118만명으로 가장 많았던 점은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국내 관광 수요와 맞물린 결과로, 구글지도가 여행·장소 탐색 영역에서 이미 강한 기반을 갖췄음을 보여준다.

구글지도의 향후 변수는 정부의 고정밀 지도 반출 허가 이행 여부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지난 2월 구글의 1대5000 축척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조건부 허가했다.

허가 조건에는 군사·보안시설 가림 처리, 좌표 표시 제한, 국내 제휴업체 서버를 통한 원본 데이터 가공, 정부가 검토·확인한 정보만 반출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국토부는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허가를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허가가 구글이 국내에서 본격적인 길찾기·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할 길을 연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구글지도는 장소 검색과 해외여행 수요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고정밀 지도를 확보하면 국내 도로·보행 환경에 맞춘 내비게이션 기능을 강화할 여지가 생긴다.

이에 국내 공간정보·플랫폼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정밀 지도는 내비게이션을 넘어 광고, 물류, 자율주행, 로봇 배송, 확장현실(XR), 디지털 트윈 등 미래 산업의 기반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 19일 ‘단풍 지도’를 선보였다. <출처=카카오>

한편 국내 지도앱들도 구글지도의 공세에 맞서 AI·해외·일상 영역 공략 전략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9월 네이버지도에 장소 탐색에 특화된 AI 대화형 검색 기능 ‘플레이스 에이전트’를 출시했다. AI는 대화 맥락과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음식점, 카페, 호텔, 펜션, 미용실, 동물병원 등 장소를 추천한다.

이는 구글이 보유한 글로벌 지도 기술에 맞서, 네이버가 확보한 국내 상점 정보·리뷰·블로그 콘텐츠·예약 인프라를 결합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검색에서 예약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지도 앱 안에 담으면 이용자의 체류 시간과 거래 전환 가능성도 함께 커질 수 있다.

네이버는 이동 환경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국내 지도 서비스 가운데 처음으로 구글·삼성, 메타와 협력해 AI 글래스 길안내 기능을 제공하고, GPS 신호가 약한 실내에서도 카메라 기반으로 위치를 파악하는 실내 AR 내비게이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테슬라 운전자를 위한 ‘클러스터 모드’도 네이버지도 실험실에 선보였다.

네이버는 국내 방어에 그치지 않고 해외 지도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지도·내비게이션에 식당·상점 검색, 예약, 결제, 할인, 티켓 구매 등을 결합한 지도 기반 슈퍼앱을 준비 중이다. 시범 서비스는 이르면 11월, 정식 출시는 12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도 앱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나들이와 일상 발견의 출발점’으로 만드는 전략을 택했다. 이달 19일 선보인 ‘단풍 지도’는 춘천 남이섬, 서울숲 등 전국 단풍·은행 명소 65곳을 소개한다.

카카오는 봄철 ‘벚꽃 지도’에 이어 가을에도 계절별 나들이 수요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특정 목적지가 정해진 이용자보다 “이번 주말 어디 갈까”라는 단계의 수요를 먼저 붙잡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검색 행동을 늘려 이용자가 지도 앱을 여는 빈도와 체류 시간을 높이고, 이를 주변 상권 정보·콘텐츠·광고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내 지도 시장의 승부처는 단순 이용자 수 확보를 넘어서고 있다. 구글은 고정밀 지도와 글로벌 AI 역량을, 네이버는 AI 에이전트·예약·결제·해외 진출을, 카카오는 계절·지역 기반 장소 발견을 앞세우고 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는 한 번 해외로 이전되면 되돌리기 어렵다”며 “국내 지도 산업은 중소·영세 사업자 비중이 높은 구조라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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